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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시학의 천칭
엄경희 저 푸른사상
분야
아카데미 > 인문계열
1980년대 우리나라에 컴퓨터가 보급된 것을 시발점으로 2000년대에 이르면서 문화 지형이 격변했다. 1980년대에 태어난 시인들이 2000년대 문단에 등단하여 문학 활동을 시작했다는 전제하에, 이들의 시적 상상의 좌표를 읽는다는 것이 저자의 평론 방향이다. 이 책의 저자는 2000년대 시집 10여 권을 선별하여 앞선 세대와의 차이를 밝혀내는 데 집중했다. 1부에서는 1980년대에 태어나 2000년대를 기점으로 창작 활동을 시작한 시인들의 시집을 중점적으로 살펴보며 시의 성향과 특징을 분석하였다. 그들의 관심을 이끈 시적 대상은 무엇인가, ‘맥락화’는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어떤 정념과 감정에 몰입하였는가, 균형감은 유지하였는가라는 네 가지 물음을 통해 송승언의 『철과 오크』, 이이체의 『죽은 눈을 위한 송가』 김승일의 『에듀케이션』, 김현의 『글로리홀』, 황유원의 『세상의 모든 최대화』 등을 살펴보며 시적 지향성을 알아보았다. 그 가운데 1980년대에 태어난 시인들이 자신들의 새로운 시의 문법을 찾고자 고민하였던 ‘추(醜)와 산만(散漫)의 미학’, ‘공포와 불안으로 축소된 정념’에 대해 살펴보았다. 2부에서는 1부에서 밝혔던 ‘추의 미학’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추의 미학이 지닌 본질과 우리 문화와 감수성의 변화에 대해 밝혔다. 기괴함으로 새로움을 창조하는 ‘그로테스크’를 현대예술의 중요한 요소로 선언하는 것에 이어서 아름다움과 대비되는 ‘추함’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3부에서는 2000년대 시의 다양한 여정을 살펴보며 격변의 시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다채로운 상상력이 존재하고 있음을 파악하고 있다. 시인들이 갖고 있는 개성적인 문체, 자유분방한 행동, 특유의 유머와 같이 시에 드러난 미학을 이수익, 이명수, 김상미, 박찬일 등의 시세계를 통해 탐구한 글이 실려 있다. 4부는 ‘자연선택’을 위한 성찰적 시학으로 2000년대 시학을 되돌아보며 동시대를 체험한 저자의 주관적 지향과 판단, 한국문학에 대한 애착과 욕망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현대의 시학의 경향성, 시의 추세를 정리하며 냉혹한 현실에 의해 인간적인 유대의 감소로 시의 서정성과 낭만의 미학이 위축되었음을 말한다. 이에 우리의 시가 ‘자연선택’의 가치를 발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병들어 있는 현실을 시를 통해 소생시킬 수 있을지 기대해보며 문학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시가 지니고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고민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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