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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멈추지 않아서 다행이다
유복순 저 진한엠앤비
분야
예술 > 대중문화
주말마다 늦잠 자는 딸들이 한심하게 보였습니다. 학생이라 주말에나 편하게 늦잠을 즐기고 싶었을 텐데 몇 번이나 방문을 열어 일어나라고 독촉했습니다. 함께 있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인지 그때는 몰랐습니다. 오래도록 같이 있을 줄 알았습니다. 이제는 어쩌다 가끔씩 보기에 늦잠 자는 모습도 사랑스럽습니다. 딸들이 한집에 있는 것만으로 즐겁습니다. 엄마는 아이가 키운다더니 정말 그런가봅니다. 그동안 쉬지 않고 워킹맘으로 살아왔습니다. 아침 일찍 어린이집 보내고, 저녁 늦게 데리러 가면 두 딸만 덩그러니 앉아서 엄마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엄마를 보자마자 눈물을 글썽이며 엄마 품으로 달려드는 딸들을 안고 내일부터는 조금 일찍 와야지 다짐하지만 그 때 뿐이었습니다. 매일 다람쥐 쳇바퀴 돌듯 지내왔습니다. 바쁘다는 이유로 딸들에게 항상 건성으로 일관했습니다. 그게 당연한 거라 생각했습니다. 문득 딸들을 챙기지도 못하고 바삐 살아가는 것이 맞는 걸까? 그러다 아이들이 다치기라도 하는 날이면 어김없이 ‘이 모든 게 내 탓’이란 자괴감에 빠졌고, 당장이라도 그만두고 싶은 충동에 빠졌습니다. 퇴사와 퇴근 사이를 수도 없이 방황하며 수많은 세월이 지났습니다. 딸들은 이제 성인이 되었고, 어느새 큰딸이 결혼을 합니다. 그런 딸을 보니 그 나이 즈음의 제 모습이 오버랩 됩니다. 결혼, 출산, 육아, 직장 그리고 훌쩍 지나버린 시간들… 더 늦기 전에 엄마를 떠나는 딸에게 이 말만은 꼭 해주고 싶습니다. “그때 좀 더 따뜻하게 안아주지 못해서 미안해. 잘 자라줘서 고마워. 그리고 사랑한다. 내 딸.” 나는 내 딸들이 밝게 자라준 것에 대해 감사합니다. 처음에는 엄마라는 존재가 두렵기도 했지만 엄마가 되면서 많은 것을 배웠고, 나도 함께 성장하게 되었으니까요. 어떤 부모도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심적 고통이나 의견차이 없이 자녀들과 관계 맺는 엄마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나와 내 딸들의 관계도 다르지 않듯이 말입니다. “마음에는 나이가 없다.” 평소 나의 지론입니다. 늦은 나이에 공부를 시작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하며 살아왔습니다. 내 삶의 가장 빛나는 순간은 바로 ‘지금’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의 첫 번째 독자는 딸입니다.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두었던 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두 번째 독자는 저와 같은 워킹맘 입니다. 워킹맘으로 살면서 초라하고 자존감이 바닥을 치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 시기가 나쁘지만은 않았습니다. 엄마가 되기 이전엔 머리로 세상을 살았지만, 엄마가 되고 나서는 가슴으로 세상을 살게 되었습니다. 세 번째 독자는 인생2막을 새로 시작할 나 자신입니다. 남에게 드러나지 않은 나의 약점과 허물들로 잠 설치게 하는 날도 많았습니다. 그런 내게 괜찮다고 ‘위로와 용기’를 주고 싶습니다. 이 책은 내 딸들에게 헌정하긴 했지만 여기에 나온 통찰들이 일과 삶에 지친 당신에게 도움이 될 거라 믿습니다. 그 어려움 속에서도 항상 변화를 꿈꾸는 엄마들에게도 힘과 용기를 드립니다. 이 책을 통해 행복한 자녀와의 추억을 만들어가길 기대하고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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